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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쓰는 YTN 성명서 지난주 변상욱 앵커의 트윗이 큰 논란을 일으켰다. 주말을 지나며 YTN은 많은 당혹감을 느꼈던 것 같다. 당혹감을 넘어 분노와 질시로까지 그 감정이 옮아간 것 같다. YTN의 성명서를 보면 그러한 감정을 쉽게 읽을 수 있다. 몇몇 성명서를 관통하는 메시지는 ‘변상욱 나가라’는 것이다. 잘못을 했으면 그 책임을 지는 것이 프로의 세계에선, 특히 언론 같은 막중한 책임이 있는 곳에서는 필요할 수도 있다. 하지만 전국언론노조 YTN지부, 일부 기자나 앵커가 내놓은 메시지에는 그의 인격과 역사를 모욕함으로써 변상욱 앵커와 차별화하는 방식이 사용됐다. 그들은 스스로의 치졸함을 숨기지 않았다. 2012년 비 오던 어느 봄날, 여의도 광장에서 열렸던 언론 연합 집회에서 YTN은 시민들에게 연대해달라고 호소했다. YT.. 더보기
괴리감은 인정할 수밖에 없다 오늘 JTBC 보고 불편했던 분도 있을 것이고 그렇지 않은 분도 있었을 것 같습니다. 오늘 뉴스룸 보도는 단순 의혹보도는 아니었습니다. 조국을 겨냥한다기보다 당시 수시 전형 과정에서 나타나는 옳지 않은 행태에 대한 지적이었습니다. 10년 전 일을 지금의 시각으로 비판하는 것은 과도하다는 지적이 있다는 것을 압니다. 저도 일견 공감합니다. 조 후보자의 딸은 당시 자신에게 주어진 '합법적' 기회를 적극적으로 이용했습니다. 그에게 얼마나 도움이 됐을지 모르지만 논문 저자로 두 번 이름을 올렸죠. 그것이 얼마나 당락에 영향을 미쳤을지는 알 수 없으나 자소서와 학생부를 통해 그 사실을 어필했습니다. 결론적으로 조 후보자의 딸은 조 후보자가 과거 지적했던 '태어나면서 자신에게 주어진 환경으로 인해 인생이 영향을 받.. 더보기
[탈뺄셈정치(22)] 외계인 침략의 순기능 고 노회찬 의원은 생전에 참 많은 어록을 남겼다. 최근에 그의 어록 중에 많이 회자되는 것이 있다. “사실 한국하고 일본하고 서로 사이도 별로 안 좋지만 외계인이 쳐들어오면 연대해야 되지 않습니까.” 총선을 며칠 앞둔 시점에 한 지상파 토론 프로그램에서 했던 말이었다. 지금 노회찬 의원의 이 어록은 일본의 억지스러운 경제 침략에 맞서 국민 전체가 힘을 모아야 한다는 의미로 사용되고 있다. 이것은 우리 사회 구성원들이 일본의 경제 침략이 부당하다는 사실을 감정적, 이성적으로 이해하고 있다는 의미다. 한번 다시 생각해볼 사실이 있다. 우리는 왜 일본을 가깝게 느꼈는가. 일본을 혐오하거나 저주하지 않느냐는 지적이 아니다. 우리 사회 구성원들, 특히 고령층에게 뿌리 내린 반공, 빨갱이혐오 정서의 직접적인 뿌리는.. 더보기
[뭐래] 이재웅이 말하는 ‘국민편익’이란? 2017년 촛불집회가 한창 진행되던 때였습니다. 광화문과 무대 사이에 있는 사직로가 갑자기 소란스러워졌습니다. 전동휠체어를 탄 장애인들이 도로점거 퍼포먼스를 벌였던 것이었죠. 일렬로 늘어선 전동휠체어가 왕복 8차선 도로를 가로질렀고 차들은 멈출 수밖에 없었습니다. 당시 그들은 ‘장애인등급제 폐지’ 같은 요구사항이 담긴 플래카드와 손팻말을 들고 구호를 외쳤던 것으로 기억합니다. 당시 무대 뒤편에 자리잡고 있던 416가족협의회 구성원들과 시민들은 그들에게 응원의 박수를 보냈습니다. 그런데 아주 큰 경적소리가 터져 나왔습니다. 상행선 가장 끝 차선에 있던 고가의 자동차 운전자는 차창을 내리고 구호를 외치는 이들을 노려봤고, 한 손으로 연신 경적을 눌러댔습니다. 그 차선을 가로막고 있던 운동가는 놀라서 길을 터.. 더보기
이광용 아나운서 페북 글을 보고... 지난번에 KBS 저널리즘토크쇼J 방송 이후 KBS 사내 분위기에 관한 글을 썼다. ([첵포] “유감입니다” https://the-persimmon-tree.tistory.com/786) 당시 분석에서 한치도 벗어나지 않는 이광용 아나운서의 인식에 당혹감을 느낀다. 이광용 아나운서의 글을 보며 그의 순수함을 느꼈다. 동시에 시대가 바뀌었음에도 과거의 영광만을 좇는 모습에 답답함을 느낀다. 이는 KBS, MBC 할 것 없이 소위 '메이저 언론사'에 소속된 직원들이 공유하는 인식이라고 본다. 기사 쓸 때 육하원칙을 담아야 한다고 하는데, '기자가', '언제든', '어디서든', '무엇이든' 묻고 취재할 수 있다는 교과서적 인식을 가지고 있지만 '어떻게', '왜'에 관한 고민은 없다는 문제의식을 가지지 않을 수 .. 더보기
[첵포] “유감입니다” 지난주 KBS 에서 문재인 대통령 취임 2주년 대담을 아이템으로 다뤘습니다. 대담을 진행한 송현정 기자와 KBS 시스템 전반의 능력 부족이었다는 내용이었죠. 더불어 대담을 비판적으로 바라보는 시민들의 지적도 겸허하게 받아들여야 한다고 지적했습니다. 그런데 아니나 다를까, 저리톡 방송 이후 KBS 내부 구성원들의 불만이 표출됐다는 소식이 전해졌습니다. 오마이뉴스는 “'대통령 대담 방송' 비판 '저널리즘J'에, KBS 부글부글?”라는 제목의 기사를 통해 사내 분위기를 전했습니다. KBS A기자가 자사 사내 게시판에 “유감입니다”라는 제목의 글을 올려 저리톡 방송분에 대해 반박하고 비판했다는 겁니다. A기자 뿐 아니라 다른 기자들도 A기자의 글에 동의하는 댓글을 달거나 “나도 유감입니다”라는 글을 통해 불만을.. 더보기
MBC 계약직 아나운서 복직, 과연 정의일까 일제강점기, 일제에 부역한 사람들이 있다. 당시 모든 사람들의 상황과 입장이 달랐을 것이다. 그것을 모르는 바가 아니다. 정도의 차이는 있겠지만, 그럼에도 일제에 부역했다는 사실 자체는 바뀌지 않는다. 그들이 이 사회에서 살아가기 위해 국가와 민족 앞에 해야 할 일은 과거에 대한 사죄다. ‘이유가 어찌 됐든 그들 편에 서서 행했던 일들은 저의 잘못입니다.’라고 고백하고 용서를 구하는 것이 도리일 것이다. 그리하여 과거의 죄를 덮어버리고 용서를 구하지 않는 자들은 지탄을 피할 수 없다. 얼마 전까지 한 전직 MBC 계약직 아나운서가 팟캐스트 방송 에 출연했다. 그는 회사로부터 재계약이 거부된 상태였다. 그는 끊임없이 억울하다며 항변했다. 자신들과 재계약을 거부한 방송사가 잘못했다는 것이었다. 법원은 그들의.. 더보기
전우용 교수께 보낸 페북 메시지 안녕하세요. 전우용 교수님. 교수님 페이스북 눈팅만 하다가 처음으로 메시지를 보냅니다. 일본 연호에 대한 포스팅을 보고 고견을 여쭙고 싶었습니다. 일본 국적의 KPOP 아이돌의 SNS 멘션과 소위 ‘페미니스트’라고 자처하는 이들의 비난에 뒤섞여 논의가 혼탁해진 측면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먼저 이러한 것들을 걷어내고 이야기하는 것이 더 명확한 논지 전개가 가능할 것으로 생각합니다. 저의 문제의식은 이렇습니다. ‘한국인으로서 일본의 연호제도를 문제시하는 것이 불합리한 것인가’라는 것입니다. 해당 발언을 한 KPOP아이돌의 ‘죄 없음’을 강조하는 과정에서 연호제도 사용은 당연한 것, 문제 삼을 수 없는 것이라는 기류가 흐르고 있기 때문입니다. 저는 이러한 모습에 매우 당혹감을 느낍니다. 한국인으로서 일본의 연.. 더보기
김경래 기자 보시게 자네의 해명글을 봤네. KBS에 적을 두었던 입장이면서 한솥밥 먹던 기자를 두둔하고 싶었던 마음이야 이해하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해명글을 올린 것은 무엇인가 바로잡고 싶었기 때문이었을테지. 자네의 글이 사과글이 아니라 해명글이라고 나름대로 규정한 것은 자네의 글에는 억울함 만이 담겨있기 때문이네. 자네는 일부 '문제가 있는' 지지자들을 비판하려고 했다는 것이지. 자네의 표현을 빌리자면 '개중에 기자 외모를 희화화하는 분들'에 대한 비판이었다고 말이네. 그러면서 자네 스스로의 잘못은 지지층 전체를 놓고 비판한 것이라 규정했네. 하지만 말일세. 지난 대통령 대담을 보고 시민들이 느꼈던 분노는 인터뷰어의 '수준 낮음' 때문이라네. 가장 기본적으로 송현정 기자는 사실관계를 '오도' 또는 '호도'할 수 있는 발언.. 더보기
사나의 무심함, 그리고 나의 둔감함 오늘 하루 트와이스의 맴버, 사나의 인스타 때문에 온라인이 시끄러웠다. 하지만 그가 어떤 말을 했든 관심이 없었다. 연예인의 한마디 한마디에 일일이 신경 쓸 여유가 어디 있단 말인가. 그럼에도 사나가 어떤 말을 인스타에 남겼는지 알게 됐고 처음에는 별 일 아니라고 생각했다. 사나가 일본어로 남긴 말은 일본인들과 공유할 만한 내용이었다. 흔히 인터넷 게시판에 ‘00년생들아 잘 지내?’라며 소통하는 것과 비슷한 것이라 볼 수도 있다. 연호는 일왕 즉위와 연동되지만 반드시 일왕을 염두에 두고 사용하는 것은 아닐 것이기 때문이다. 온라인 커뮤니티 여론도 비슷했다. 마치 다른 나라 사람들이 우리나라를 ‘개고기를 먹는 비문명화된 민족’이라고 폄하하는 것을 비판하듯이 그의 인스타 글을 비판하는 사람들을 오히려 비판했..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