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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교양

MBC 계약직 아나운서 복직, 과연 정의일까 일제강점기, 일제에 부역한 사람들이 있다. 당시 모든 사람들의 상황과 입장이 달랐을 것이다. 그것을 모르는 바가 아니다. 정도의 차이는 있겠지만, 그럼에도 일제에 부역했다는 사실 자체는 바뀌지 않는다. 그들이 이 사회에서 살아가기 위해 국가와 민족 앞에 해야 할 일은 과거에 대한 사죄다. ‘이유가 어찌 됐든 그들 편에 서서 행했던 일들은 저의 잘못입니다.’라고 고백하고 용서를 구하는 것이 도리일 것이다. 그리하여 과거의 죄를 덮어버리고 용서를 구하지 않는 자들은 지탄을 피할 수 없다. 얼마 전까지 한 전직 MBC 계약직 아나운서가 팟캐스트 방송 에 출연했다. 그는 회사로부터 재계약이 거부된 상태였다. 그는 끊임없이 억울하다며 항변했다. 자신들과 재계약을 거부한 방송사가 잘못했다는 것이었다. 법원은 그들의.. 더보기
전우용 교수께 보낸 페북 메시지 안녕하세요. 전우용 교수님. 교수님 페이스북 눈팅만 하다가 처음으로 메시지를 보냅니다. 일본 연호에 대한 포스팅을 보고 고견을 여쭙고 싶었습니다. 일본 국적의 KPOP 아이돌의 SNS 멘션과 소위 ‘페미니스트’라고 자처하는 이들의 비난에 뒤섞여 논의가 혼탁해진 측면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먼저 이러한 것들을 걷어내고 이야기하는 것이 더 명확한 논지 전개가 가능할 것으로 생각합니다. 저의 문제의식은 이렇습니다. ‘한국인으로서 일본의 연호제도를 문제시하는 것이 불합리한 것인가’라는 것입니다. 해당 발언을 한 KPOP아이돌의 ‘죄 없음’을 강조하는 과정에서 연호제도 사용은 당연한 것, 문제 삼을 수 없는 것이라는 기류가 흐르고 있기 때문입니다. 저는 이러한 모습에 매우 당혹감을 느낍니다. 한국인으로서 일본의 연.. 더보기
김경래 기자 보시게 자네의 해명글을 봤네. KBS에 적을 두었던 입장이면서 한솥밥 먹던 기자를 두둔하고 싶었던 마음이야 이해하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해명글을 올린 것은 무엇인가 바로잡고 싶었기 때문이었을테지. 자네의 글이 사과글이 아니라 해명글이라고 나름대로 규정한 것은 자네의 글에는 억울함 만이 담겨있기 때문이네. 자네는 일부 '문제가 있는' 지지자들을 비판하려고 했다는 것이지. 자네의 표현을 빌리자면 '개중에 기자 외모를 희화화하는 분들'에 대한 비판이었다고 말이네. 그러면서 자네 스스로의 잘못은 지지층 전체를 놓고 비판한 것이라 규정했네. 하지만 말일세. 지난 대통령 대담을 보고 시민들이 느꼈던 분노는 인터뷰어의 '수준 낮음' 때문이라네. 가장 기본적으로 송현정 기자는 사실관계를 '오도' 또는 '호도'할 수 있는 발언.. 더보기
사나의 무심함, 그리고 나의 둔감함 오늘 하루 트와이스의 맴버, 사나의 인스타 때문에 온라인이 시끄러웠다. 하지만 그가 어떤 말을 했든 관심이 없었다. 연예인의 한마디 한마디에 일일이 신경 쓸 여유가 어디 있단 말인가. 그럼에도 사나가 어떤 말을 인스타에 남겼는지 알게 됐고 처음에는 별 일 아니라고 생각했다. 사나가 일본어로 남긴 말은 일본인들과 공유할 만한 내용이었다. 흔히 인터넷 게시판에 ‘00년생들아 잘 지내?’라며 소통하는 것과 비슷한 것이라 볼 수도 있다. 연호는 일왕 즉위와 연동되지만 반드시 일왕을 염두에 두고 사용하는 것은 아닐 것이기 때문이다. 온라인 커뮤니티 여론도 비슷했다. 마치 다른 나라 사람들이 우리나라를 ‘개고기를 먹는 비문명화된 민족’이라고 폄하하는 것을 비판하듯이 그의 인스타 글을 비판하는 사람들을 오히려 비판했.. 더보기
네이버는 '노화'를 극복할 수 있을까 네이버는 과거 형성했던 두터운 유저층을 밑바탕으로 유지되고 있습니다. 2000년대 초중반까지는 한국사회 이용자들이 활용할 만한 놀이터를 제공해왔지만 이제 해외 서비스에 비하면 초라한 플랫폼으로 인식되고 있습니다. 이해진 전 의장이 국회 국정감사에 출석해서 소위 '애국마케팅'을 한 것을 보더라도 네이버가 정체, 침체되어 있다는 표현은 과한 것이 아닐 겁니다. 본디 IT산업은 젊은 사람들의 유입이 많아야 합니다. 새로운 것을 받아들이고 활용하는 능력은 젊을수록 뛰어납니다. 고령 사용자의 습득력이 낮다는 것이 아니라 젊은 이용자일수록 상대적으로 더 뛰어나다는 겁니다. 하지만 네이버의 상황은 반대로 가고 있는 것처럼 보입니다. 네이버가 국내 1위 포털사이트라는 상징적 의미를 생각해볼 때 한국의 IT경쟁력 면에서.. 더보기
노무현 대통령 출마 선언 연설 "어느 때인가 부터 제가 대통령이 되겠다고 말을 하기 시작했습니다. 많은 분들이 제게 "무엇을 했느냐"를 묻지 않고 "무엇을 하겠느냐?" 비전을 내 놓으라고 했습니다. 비전을 생각해봤습니다. 제 마음을 가장 끄는 비전은 그것은 전두환 대통령이 5공 때 내 놨던 정의로운 사회였습니다. 노태우 대통령이 내 놨던 보통 사람의 시대도 상당히 매력 있는 비전이었습니다. 신한국-세계화-정보화-개혁!! 문민정부의 비전도 참 좋았습니다. 저는 국민의 정부 비전은 달달 욉니다. ‘민주주의, 시장 경제, 생산적 복지, 남북 화해, 노사 협력, 지식 기반 사회’ 저도 그렇게 말하면 됩니다. 저도 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이렇게 말하는 제 가슴은 공허합니다. 그 말을 누가 못하냐? 누가 무슨 말을 하느냐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 더보기
SBS ‘끝까지 판다’ 확증편향의 본질 SBS 8뉴스 ‘끝까지판다’ 팀 보도에 대해 ‘체크포인트’ 도출하는 글을 두 편 썼습니다. 오늘도 하나 쓸까 하다가 그럴 가치가 없다는 생각이 듭니다. 두 번째 글을 쓸 때까지는 SBS가 손혜원 의원이 차명으로 부동산 투기를 했을지도 모른다는 1%의 가능성이라도 보고 탐사보도를 했을 수 있다고 봤습니다. 보도 내용이 이상한 것은 처음부터 손 의원이 부정한 행위를 했을 것이라는 확증편향이 반영됐기 때문이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아니었습니다. ‘끝까지판다’ 팀의 확증편향은 손 의원 사안에 대한 것이 아니라 본인들은 틀리지 않는다는 나르시시즘에 다름 아니었습니다. SBS 메인뉴스가 물먹어서는 안 된다는 절박함인 것이죠. 애초 ‘끝까지판다’ 팀의 문제의식은 손 의원이 투기를 위해 다른 사람의 명의를 이용했고 .. 더보기
조선일보, '김의겸 나대지 말라'? "청와대 대변인 '대통령의 입' 넘어 '공격수' 로"http://news.chosun.com/site/data/html_dir/2018/08/05/2018080500180.html '김의겸 대변인 당신 말 하지 말고 대통령 말이나 잘 옮기시오' 이 기사를 보면 최소한 청와대 대변인과 조선일보의 사이가 그다지 좋지 않다는 것을 느낄 수 있습니다. 동시에 조선일보 기자로서 자존감도 많이 떨어져 있음을 느낄 수 있습니다. (악문이 몇 개 보일 정도로 감정이 듬뿍 실린 기사니까요) 역대 정부에서 언론사와 청와대 대변인실의 관계는 정보를 제공하고 그 정보를 기사화하는 공생관계였습니다. 그런데 이번 정부에서는 그런 구조에 변화가 생긴 건 아닌지 미루어 짐작할 수 있습니다. 고 노회찬 의원 서거 당시 1면에 청룡기 .. 더보기
노회찬 대표의 무결주의 때문이라는 사람들에게 방송에서도,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도 잘 언급하지 않는 것이 있다. 노 대표가 단순 후원일 뿐이며 제도의 미비 때문에 법망을 벗어났을 뿐이라고 항변했다면 어떻게 됐을지에 대한 지적 말이다. 노 대표의 주장을 선의로 받아들일 사람이 얼마나 될까. 단언컨대 극소수, 아니 그마저도 찾기가 쉽지 않을 것이라고 본다. 상상해보자. 노 대표는 불법 정치자금을 받지 않았다고 주장해왔다. 그런데 자연인 신분의 정치인이 정치자금을 모으는 데에는 한계가 있으며 자금력이 약한 세력도 정치에 참여할 수 있도록 제도적 보완을 해야 한다며 4000만원 수수 사실을, 자신의 실수를 인정했다고 가정해보자. 어떻게 됐을까. 모든 언론이 나서서 노 대표를 비난할 것이다. 그것은 비단 보수언론만이 아닐 것이다. 진보언론에서도 아주 매섭게 노.. 더보기
‘그알’의 무리한 시도 SBS 1130화 ‘파타야 살인사건, 그 후 1년’ 편이 큰 파장을 낳고 있다. 언론사가 의문을 갖고 질문하는 건 민주사회에서 반드시 필요한 기능이며 요소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번 ‘그알’의 무리한 스토리 전개를 보다 명확하게 독해하기 위해 몇 가지 지적하지 않을 수 없다. 다르게 표현하면 의도했든 의도하지 않았든 개별 사건들의 조합으로 진실을 오도할 가능성이 있다는 점을 지적하고자 한다. 1. 구성 21일 방영된 ‘그알’의 구성은 크게 두 부분으로 나눌 수 있다. 전반부은 ‘파타야에서 임동준씨를 살해한 것으로 추정되는 김형진 공소장에 살인혐의가 빠졌다. 김형진은 성남시를 지역기반으로 하는 국제마피아파의 조직원으로 해외에서 조직의 도움을 받아 온라인 불법도박사이트를 운영했다. 이밖에도 국제마피아파는 각..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