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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평범한 무책임





  보수 일간지에서 유난히 호감을 보였던 영화가 2편 있다. 하나는 1400만 관객을 동원한 <국제시장>이고 다른 하나는 개봉 10일이 조금 넘은 시점에서 400만 관객수를 눈 앞에 둔 <연평해전>이다. <국제시장>은 한국전쟁에서부터 우리나라 현대사를 훑고 있고, <연평해전>2002년 북한군과 우리군의 해상 교전을 그리고 있다. 많은 관객수와 높은 관객 평점에 비해 전문가들의 평가가 박한 것을 보면 두 영화의 미학적 완성도 외에 대중의 마음을 움직인 요소가 있다고 봐야할 것이다.

  북한이 두 영화에 양다리를 걸치고 있다는 것 말고도 공통점을 확인할 수 있었다. 바로 감독의 태도다. <국제시장>의 윤제균 감독과 <연평해전>의 김학순 감독은 JTBC <뉴스룸>에 시간차를 두고 출연해 비슷한 모습을 연출했다. 간단히 말하자면 두 감독이 보인 태도는 작품에 대한 무책임이다.

  먼저 영화가 논쟁을 불러일으킬지 몰랐다는 발언이 공통적으로 나온다.

윤제균 : 어떤 계층 간의 소통과 화합을 이야기를 하고 싶어서 영화를 만들었는데 개봉을 하고 나서 보니까 소통과 화합이 아니라 막 갈등이 폭발이 되는 제가 생각했던 정반대의 그런 상황이 벌어져서 처음에는 되게 당황을 했었어요.”

김학순 : 사실 논쟁에 들어갈 수 있겠다는 일부분은 들어갈 수도 있겠죠. 그런데 제가 생각할 때는 그것까지 염두에 두고서 영화를 만들지는 않고요.”

그다음으로 해석은 관객의 몫이라는 취지의 말을 한다.

윤제균 : 아마 양우석 감독님이 또 변호인을 만드실 때는 감독님만의 의도가 있었을 거라고 생각해요. 그런데 해석하는 관객 입장에서는 또 다양한 해석이 또 나올 수가 있잖아요.”

김학순 : 그러다 보니까 파생돼서 이런 얘기도 나올 수 있고 또 나아가서 우리가 이런 현실에서 살고 있어. 그러면 우리 앞으로 어떻게 해야 해. 우리나라가 어떤 상황이야. 이렇게 생각할 수도 있고. 또 다양한

  영화라는 매체가 대중 속에 깊숙이 자리매김한 상황에서 기본적으로 관객들의 해석과 평가가 중요한 것은 사실이다. 그렇지만 영화는 감독 자신의 사상과 시각을 화면에 담아내는 과정이라는 점을 상기할 필요가 있다. 즉 자신이 설정해 놓은 도로에서 관객들이 이탈하지 않을 정도의 길잡이 역할은 필요하다는 것이다. 이것이 과도하다고 생각한다면 최소한 논란에 대해서라도 본인의 입장을 명확히 할 필요가 있다. 상업성 있는 영화에서 논란을 지켜보기만 한다는 것은 일종의 노이즈 마케팅이라고 볼 수밖에 없다.

  영화를 본다는 것은 관객과 감독의 소통을 의미한다. 감독은 영화 속에 자신의 메시지를 담고, 관객은 스크린이라는 중간과정을 거친 메시지를 수용하는 것이다. 하지만 메시지 수용자가 이건 무슨 뜻이에요?’라고 묻는다면 화자가 응답하는 것이 자연스러운 것 아닐까. 감독들의 마음속을 들어가 볼 수는 없지만 한편으로 억울하다는 생각을 할 수도 있을 것이다. 그렇지만 대중영화이면서,  감독의 부모님 세대의 이야기를 그린 영화, 잊혀진 전투에 관한 영화라면 대답하지 못할 이유도 없다. 아무 것도 아닌 것처럼 뭉갤일이 아니다.



[인터뷰] 윤제균 "국제시장, 소통과 화합의 영화이념논란 당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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