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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잡념

편견이 맥락을 오도할 수도 있다

 

 

  <한겨레>도 이상한 기사를 쓴다. 말꼬리를 잡아 이상한 맥락으로 모는 건 몇몇 언론의 특기인줄 알았는데 꼭 그런 것만은 아닌 듯하다. <한겨레>도 결과적으로 비슷한 잘못을 저질렀다.

  문제는 표창원 잘생긴 남자경찰관 보내 여고생 성관계 사건 초래”’라는 제목의 기사에서 나타났다. 분명히 생방송으로 들었던 내용인데 인식하지 못한 게 있나?’ 의아했다. 기사에서 문제 삼은 것은 표 의원이 지적하고자 했던 것은 경찰 행정의 문제점인데 본질에서 벗어난 지적을 했다.’는 것이다. 이날 표 의원은 황교안 총리에게 경찰이 홍보에 치중하기 위해 경찰의 외모를 중시해 선발했다.’고 지적했다. 기자는 좋은 외모의 경찰관이었기 때문에 사건이 발생했다,’는 뜻으로 해석한 것이다. 이런 논리구조는 낯설지 않다. 바로 야한 옷을 입어서, 화장을 진하게 해서 성폭력 피해자가 됐다.’는 논리구조에 대한 반감이 이번 해석에 반영된 것이다. 하지만 기자가 표 의원 질의 내용을 집중해서 들었다면 오독은 없었을 것이다. 표 의원은 외모와 범죄의 상관관계를 이야기한 것이 아니라 경찰의 목표와 실상이 달랐다는 점을 지적했던 것이다. 여기에서 외모 지적이 나온 것은 경찰이 실제 그렇게 선발했던 행위를 지적했던 것이다. 표 의원은 학교폭력전담경찰관의 선발 기준이 인지도호감도였음을 분명히 밝혔다. 더불어 경찰의 성과평가 기준을 보여주며 홍보 점수는 7, 강력범 검거는 5이라는 점을 강조했다. 이것은 정부가 정책 방향을 드러내는 데에 과도하게 집중했음을 지적하는 것이다. 결국 표 의원은 정책의 방향에 따라 제도가 운영되고 있음을 홍보하는 데에 좋은 외모를 가진 경찰관이 유리하다고 생각한 것 아니냐고 묻고 있는 것이다.

  <한겨레>가 특정 세력이나 정파의 이익을 맹목적으로 따르는 아둔한 언론이 아니길 바란다. 일부 네티즌들은 표 의원이 특정 정당, 특정 계파의 의원이라서 이런 기사가 나온 것 아니냐는 의혹까지 제기하고 있다. 이것이 특정 관성에 의한 오독이든 정파성을 띈 공격이든 제대로 된 기자가 할 짓은 아닐 것이다. 설마 이 기사가 내일 지면에 실리지는 않겠지.

 

한겨레 : 표창원 잘생긴 남자경찰관 보내 여고생 성관계 사건 초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