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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교양

정의당, 연대에 동참하십시오

 

  정의당에서 민주진보개혁 진영 정치세력이 힘을 합치는 연합 비례정당에 부정적 기류를 나타내고 있습니다. 지금까지 정의당 입장을 종합해보면

 

1, 인위적인 비례정당은 선거제도 개혁의 취지를 부정하는 것이다.

2. 민주당이 비례후보를 내지 않고 기타 정당이 지역구에서 협조하는 방식으로

선거연대를 할 수도 있다.

 

정도입니다.

 

  정의당은 민주당이 비례후보를 내지 않는다면 다른 민주진보개혁 성향의 야당들에게 어쩔 수 없이 표가 갈 것이라는 전제 위에서 이러한 주장을 합니다. 하지만 큰 착각입니다. 민주당이 비례후보를 내지 않는 순간 선거제도 개혁 취지는 무너지는 것입니다. 연동형비례대표제도의 가장 큰 특징은 지지율대로 의석을 가져가는 것입니다. 그러려면 정당의 지지율이 미리 확인되어야 합니다. 민주당이 지역구 120석, 정당득표 40%를 해서 비례의석을 받지 못하든 민주당이 지역구 130석, 정당득표 20%를 해서 비례의석을 받지 못하든 민주당이 득표를 한다는 전제가 있어야 연동형비례대표제도가 제 기능을 발휘하는 것입니다. 다시 말하면 민주당으로 가는 정당투표의 사표가 발생해야 연동형비례대표제도가 완성된다는 뜻입니다. 현재는 준연동형에 병립형도 따로 두고 있으니 병립형에서 어느 정도 의석을 가져와야 맞는 것이죠.

 

  그런데 정의당은 민주당이 비례후보를 내지 않고 지역구 배려를 받는 선에서 연대하는 것을 제안합니다. 그러나 이것 역시 앞에 언급했던 원리에 따르면 인위적인 선거제도 원리 파괴입니다. 민주당을 포함한 각 당이 비례후보를 내고 득표한 만큼 가져가는 것이 제도 원리에 맞습니다. 정의당이 주장하는 선거 연대는 결국 연합 비례정당 설치 유무일 뿐 규칙을 우회한다는 점에서는 큰 차이가 없습니다. 선거제도 개혁의 취지인 소수 정파의 국회진입을 유도한다는 점에서는 유사하고요.

 

  또한 실제 투표에 참여하는 유권자들도 고려해야 합니다. 민주당 지지자들에게도 명분을 줘야 한다는 겁니다. 민주당이 비례후보를 내지 않으면 투표할 유인이 더 생기겠습니까. 민주당이 연합 비례정당에 비례후보를 내지 않으면 투표할 유인이 더 생기겠습니까. 현재 논의가 되고 있는대로 가령 연합비례정당 비례순번 21번부터 27번까지에 민주당 후보를 배치한다면 민주당 지지자들의 표심을 적극적으로 끌어올릴 수 있을 겁니다.

 

  정의당이 선거제도 개혁에 힘을 쓴 것은 인정합니다. 내부적으로도 고유한 논리가 존재한다는 것을 압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현재 선거구도를 만든 책임을 통감한다면 선거제도 개혁의 취지를 살릴 수 있는 연대에 동참하십시오. 그리고 21대 국회에서 선거제도의 허점, 맹점을 보완할 수 있는 방안을 어떻게 마련할 것인지 고민하십시오.

 

정의당,

연대에 동참하십시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