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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교양

최경영 기자에게 보낸 메시지

 

 

최경영 기자의 페이스북, 유튜브 'j라이브'를 보고 최 기자에게 페이스북 메시지를 보냈다.

직접 답장은 안 오더라도 최 기자가 꼭 한번쯤 생각해봤으면 좋겠다.

(그나저나 메시지가 제대로 가긴 간 건지...)

 

 

 


 

 

 

  안녕하세요. 최경영 기자님. 먼저 저를 소개하자면 미디어 환경에 관심이 많은 시민 중 한 사람이라 표현을 하고 싶습니다. 최근에 jtbc 손석희 앵커의 리포트 머리 멘트에 대해 비판을 하셨습니다. 거기에 대한 의견을 드리고자 이렇게 글을 씁니다.

  저는 최 기자님의 지적이 대부분 타당하다고 생각합니다. 최근 조국 인사검증 국면에서 jtbc의 보도는 편향되어 있었습니다. 정경심 교수가 대외적으로 어떠한 의견을 피력하든 그것은 본인의 자유 영역이고 거기에 대한 책임도 본인이 질 것입니다. 이것이 국면에 도움이 되냐 아니냐의 문제도 지극히 정치적인 영역입니다.

  그런데 최 기자님이 손 앵커에게 총구를 겨눈 것이 과연 반드시 합당한 것일지에 대해서는 의문이 있습니다. 더 정확히는 해당 앵커 멘트를 손 앵커가 직접 작성했는지 여부 확인이 중요하다는 것입니다. 최 기자님이 누구보다 잘 아시겠지만 프롬프터에 올라오는 원고는 취재 기자가 작성해서 부장과 프로그램 제작팀, 작가, 보도국 책임자 등의 검토 작업을 거칩니다. 물론 손 앵커도 리포트 원고 수정작업에 참여했던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그런데 해당 리포트의 앵커 멘트를 손 앵커가 필터링한 것이 아니라면이라는 의문이 생깁니다.

  혹시 문제의 멘트를 하던 중에 멈칫하는 것을 느끼지 못하셨는지요. “피의자 신분인 법무부 장관의 부인이 직접 여론전에 뛰어드는 것은, 이것이 적절하느냐 하는 지적도 물론 나오고는 있습니다.” 이 멘트 말입니다. 경험이 많은 최 기자님이신 만큼 멘트에서 이상한 점을 느끼셨을 것이라 생각합니다. 이 멘트는 말하는 도중에 수정된 것입니다. 정상적인 훈련을 받은 사람이라면 이렇게 어법에 맞지 않는 멘트를 프롬프터에 올리지 않을 겁니다. 그러니까 저의 문제의식은 손 앵커가 해당 멘트에 관여하지 않았을 가능성에 관한 것입니다.

  지난달 27일 검찰의 대대적인 압수수색이 있었던 날, 37번째 꼭지로 손 앵커와 백종훈 기자의 대담이 있었습니다. 대담에서 백 기자는 이번 압수수색으로 자료가 확보된다면 조국 후보자의 범죄혐의로 확대될 가능성이 있다는 취지로 말했습니다. 그러자 곧바로 손 앵커는 물론 그것은 어디까지 예상이고 대개 이렇게 압수수색을 다 해 가면 많은 자료를 가지고 가니까 지금까지 예를 보면 그런 상황이 있더라 하는 것인데, 이 건에 대해서 바로 적용해서 얘기할 수는 없죠라고 선을 그었습니다. 그러면서 따라서 이것이 곧바로 범죄 행위로 연결될 것이다 하는 것은 어디까지나 예단일 뿐이지 그것을 확정해서 얘기할 수는 없는 것입니다.”라거나 또한 조 후보자 개인과 직접 관련된 것이냐 아니면 친인척으로 혹시 혐의 사실이 나오냐 하는 것도 경중에 따라서는 판단의 결과가 달라질 수도 있기 때문에 이 모든 것을 지금 매우 신중하게 볼 수밖에 없다는 것이죠라고 말하며 사실상 기자가 준비해온 내용에 반하는 멘트를 합니다. 동시에 검찰개혁 상황, 그러니까 사법개혁이죠. 여기에 본의 아니게 인지 모르겠으나, 아무튼 검찰이 지금 이 상황의 주도권을 쥐게 된 상황이 된 것, 이것도 지금 좀 눈여겨봐야 될 것 같습니다.”라고 검찰의 돌출행동을 지적하기도 했습니다.

  만약 제가 의구심을 갖고 있는 것처럼 최 기자님께서 문제 삼으셨던 멘트에 손 앵커가 관여하지 않았다면 문제가 적지 않습니다. jtbc <뉴스룸>은 사실상 손석희라는 브랜드로 명맥을 이어오고 있다고 봐도 과언이 아닙니다. 최근 jtbc <뉴스룸>의 조국 보도 관련 보도에 대한 비판이 손 앵커에게 향하는 것은 그러한 대중적 인식이 반영된 것이라고 봐야 할 것입니다. 그런데 많은 미디어 관련 업계 종사자들 사이에서 이번 조국 관련 보도를 주도한 것이 손 앵커가 아닐지 모른다는 추정이 나오고 있습니다. 앞서 제가 언급한 일례도 그러한 추정을 뒷받침하고 있고요. 그런데 기성언론을 비판, 비난하는 대중들이 jtbc 보도에 실망하고 이 책임을 손 앵커에게 모두 묻고 있는 상황에서 최 기자님께서 손 앵커를 호명하신 것이 타당했던 것인지 의문이 있습니다. 어떠한 경우에서든 결국 최 기자님께서 대중의 공분에 기름을 부으신 결과가 되어버렸으니까요. 그리고 일련의 jtbc <뉴스룸>의 조국 보도의 책임이 모두 손 앵커에게 있다는 대중적 확신에 힘을 보태는 효과도 있었습니다. 물론 만약 손 앵커가 게이트 키핑을 하지 못했던 것이었다면 그에 합당한 비판은 받아야겠죠. 허나 이 경우 손 앵커를 직접 호명하실 이유까지는 없었을 겁니다.

  최 기자님께 부탁드리고 싶은 것이 있습니다. 그 멘트가 나오게 된 경위를 취재해주십시오. 그리고 기왕 손 앵커를 호명하신 김에 jtbc <뉴스룸>의 조국 인사검증 보도를 주도한 것이 누구였는지 확인을 해주셨으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