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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잡념

레드벨벳 조이 불참, 불가항력이었을까



평양공연에 참여하는 남측 공연단이 31일 전세기에 올랐다. 하루 전날인 30SM ent의 아이돌 그룹 레드벨벳의 조이가 드라마 위대한 유혹자 촬영을 이유로 불참을 통보한 것을 두고 논란이 뜨겁다. 남북 평화 정착을 기원하며 성사된 문화교류였던 만큼 더 세심한 관리가 필요했다는 지적이 나온다.

정의용 국가안보실장, 서훈 국정원장이 김정은 위원장을 만나 6개 항에 합의한 것이 7일이다. 남북의 합의대로 윤상과 현송월이 실무회담을 가진 건 지난 20일이다. 이 자리에서 출연진이 1차로 결정됐다. 여기에 레드벨벳이 포함됐다는 소식이 전해진 것도 같은 날인 20일이다. 북측에서 특별히 레드벨벳 참석을 원한 경우가 아니라면 최소한 이달 초중순부터는 레드벨벳, 소속사 접촉을 했을 것이다. 그럼에도 급작스러운 불참 통보가 나온 이유는 무엇일까.

세 주체를 기준으로 생각해볼 수 있다. 우선 공연준비단이 안이하게 준비했을 가능성이 있다. 대선배들이 모두 참석하는 공연이라면 아무리 바쁜 아이돌이라도 알아서 스케줄을 정리할 것이라는 생각이다. (윤상씨의 발언대로)SM에서 스케줄 조정이 어려울 수도 있다는 언급을 했지만 '설마' 했을 수 있다.

다음으로 소속사 SM의 선택 문제일 수 있다.(조이는 의사결정 주체가 아니므로) 아이돌 시장 확장을 노리며 문을 두드린 곳이 드라마와 뮤지컬, 영화 등 연기 영역이다. 반대로 북한은 시장으로 보기 힘들다. 따라서 평양공연을 포기한다고 해서 경제적 타격을 입지는 않는다. 연예 언론은 다루기 쉽고 책임 소재를 흐리기는 더 쉽다. SM이 경제적 이득을 기준으로 조이의 불참을 택했을 가능성을 추론해볼 수 있다.

마지막으로 위대한 유혹자 제작진의 협조 거부를 생각해볼 수 있다. 만약 위대한 유혹자 제작진이 협조해줄 마음이 있었다면 3월 중순부터 촬영분 조정에 들어갔어야 한다.조이의 분량을 다소 축소하더라도 1회분 정도 촬영분을 미리 촬영하는 운용의묘를 발휘할 수 있었을 것이다.만약 제작진이 협조에 미온적이었다면 그 이유를 유추하기 쉽지 않다. 연출자 등 개인의 생각이었을 수도 있고 출연진 등 내부 갈등이 있었을 수 있다.

이번 평양공연에서 레드벨벳은 하나의 가수로 참여한 것이 아니라 남한의 아이돌을 대표하는 위상을 지니고 있다. 남한의 아이돌 문화를 북한에 소개하는 역할을 맡는다는 뜻이다. 따라서 직간접적 당사자들이 출연진 선정과 조율에서 더 세심했어야 한다. 이번 불참은 아쉬움이 진하게 남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