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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교양

<조선일보>는 무리한 마녀사냥을 멈춰라

 

  <조선일보>사드 집회서 北核옹호 여성, 통진당 출신 전문시위꾼라는 제목의 기사를 추가 보도했다. 이 기사는 앞서 보도됐던 성주 사드 반대 집회 참가자 '북핵 옹호' 취지 발언 동영상 논란이라는 기사의 후속보도로 볼 수 있다. 두 기사를 연결하면 황교안 총리 방문 당시 사드 반대 시위에서 북핵을 옹호했던 사람이 있었다. 그런데 알고 보니 과거 통진당 출신에 주요 불법 시위 때마다 참가한 이력이 있다.’는 맥락이 형성된다.

  두 번째 기사에 앞서 <경향신문>은 당사자인 염모씨를 만나 인터뷰한 기사를 보도했다. 기사는 염 씨가 성주가 고향인 남편을 만나 15년간 성주에서 살아온 사람이라는 것과 진보정당 활동이력이 있고 현재는 녹색당 당적을 가지고 있다는 사실을 밝혔다고 전했다. 그러니 <조선일보>의 기사가 전혀 사실이 아닌 것은 아니다. 처음 기사에서 <조선일보>는 문제의 저희발언이 북한의 입장을 대변한다는 주장에 동조하는 입장을 취했다. 그리고 두 번째 기사에서 그의 진보정당 활동 이력과 과거 당적을 제시함으로써 처음 입장을 강화하고 있다.

  그러나 그의 과거 당적과 진보정당 활동이 저희발언을 북한 옹호로 해석할 근거가 될 수 있는지 의문이다. 직접적 근거뿐 아니라 간접적 근거로 활용할 여지도 적다고 본다. 북한 옹호 발언이 맞는지는 발언 전체의 맥락에서 파악하는 것이 먼저다. 그런데 보통의 이해력을 가진 사람이라면 쉽게 알 수 있겠지만 저희라는 단어는 발언내용 전체에 걸쳐 남한우리나라 국민이라는 의미로 쓰이고 있다. 또한 한 사람의 배경만으로 그 사람을 판단하는 것은 전형적인 낙인찍기라는 점에서 문제가 크다. 진보정당 활동을 한 사람은 무슨 말을 하든 자기검열을 철저히 해야 한다는 것인가. 한편으론 통진당 당원이었다는 점에 집중한 저의가 뭔지도 궁금하다. 그는 현재 녹색당 당원이다. 과거 통진당은 진보세력의 결집으로 탄생했고 넓은 스펙트럼을 가지고 있었다. 통진당이 해체된 이후 여러 진보정당이 나름의 지향점을 내세우며 활동을 하고 있다. 현재 염 씨가 가입한 녹색당이 종북논란에 휘둘렸다는 소식은 들은 바 없다. 만약 <조선일보>가 염 씨와 종북주의를 연결하고자 한다면 통진당 가입 과정과 활동, 통진당 해산 이후 녹색당 가입의 과정 등을 추적해야 할 것이다. 그러려면 염 씨 본인의 주장도 들어야 할 텐데 가능할지 모르겠다.

  이런 논리 비약 때문에 <조선일보>의 악의를 의심할 수밖에 없는 것이다. 첫 번째 기사에서 맥락은 무시한 채 문장 하나만 뽑아서 의혹을 제시했고 발언 당사자에 대한 취재를 생략했다. 두 번째 기사에서는 <경향신문>과의 인터뷰 내용을 제대로 반영하지 않은 채 단편적인 배경을 제시함으로써 종북몰이를 강화하고 있다. <조선일보>는 정녕 부끄러움을 모른단 말인가. 대한민국 대표 보수지라고 자평하는 <조선일보>가 아직까지도 인터넷 찌라시들의 행태에서 벗어나지 못한 것이 안타깝다. 억측으로 국론을 분열하는 전형이라 할 만하다. 이것은 어디를 향한 ‘맹충’인가.

 

경향신문 : [단독]조선일보 외부세력 지목된 염씨 난 성주서 15년째 살아···대부분 나를 안다

조선일보 : 성주 사드 반대 집회 참가자 '북핵 옹호' 취지 발언 동영상 논란

조선일보 : 사드 집회서 北核옹호 여성, 통진당 출신 전문시위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