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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길을 걷다

11월 15일 "세월호 연장전" 문화예술제



젓갈 냄새~”

서울김장문화제가 열리고 있던 서울광장은 젓갈 냄새로 가득했다. 수많은 사람들이 김장김치를 담그고 있었다. 빨간색 두건과 앞치마를 두르고 있는 사람들이 마치 요정처럼 보였다. 왜 크리스마스 영화에서 선물을 포장하던 요정들 말이다





기억하라, 기록하라

같은 시각 광화문광장에선 세월호, 연장전이라는 제목으로 문화예술인들이 추모 문화예술제를 열고 있었다. 먼저 문인들을 중심으로 한 낭독회가 있었다. 416일을 기억하자는 의미에서 4시간 16분간 시와 산문 낭독이 계속되었다. 낭독자들은 담담하게, 차분하게, 슬프게, 격정적으로 낭독을 이어갔다





정부가 미쳤어요

한쪽 구석에서 이하 작가가 본인의 작품인 찌라시(?)에 사인을 해서 사람들에게 뿌리고있었다. 지난번에 건물 옥상에서 뿌리던 게 남았나보다. 처음엔 사람들이 큰 관심을 보이지 않았는데 지인으로 보이는 분께서 책상위에 (정확한 문구인지 잘 모르겠다)“찌라시 작가 이하 사인회라고 써 붙였다





학생들의 풋풋함

대안학교 학생들이 광화문광장에서 음악회를 가졌다. 음악성을 논하기는 민망하지만 표출하고자하는 메시지는 명확했다. 학교에 다닐 때 대안학교 출신 동기들이 있었다. 그 친구들이나 이 친구들이나 표현하는 데 거리낌이 없는 걸 보고 대안학교에선 표현 수업을 하나라는 생각이 들었다





이게 뭐지?”

한쪽에 설치 미술품이 있었다. 노란색 물품, 조형물이 한데 모여 있었다. 난해하다. ‘현대 미술은 난해한 게 제 맛입니다.’





그네

반대편에는 그네가 설치되어 있었다. 그네에는 참사 당일 대통령 7시간 행적에 의문을 갖게 하는 문구와 대통령의 얼굴로 만든 가면이 붙어 있었다. 내가 사진을 찍자 가면을 찍은 분이 사진 찍으라며 그네에 앉아 포즈를 취해 주셨다





함께 만든 그림

이순신 동상 앞쪽 바닥엔 작가들과 시민들이 함께 만든 대형 그림이 깔려있었다. 10m는 족히 돼 보이는 그림인데 퍼포먼스에 사용되기도 했다. 현장에는 얇은 비닐로 만들어진 대형 깃발도 설치됐다. 바람소리인 듯, 물소리인 듯 오묘한 느낌이 귀를 감았다





회계하라 종북이 가까이 왔느니라

동아일보 사옥 앞에서 시위를 하던 보수단체가 도로 반대편으로 넘어와 모임을 중단하라고 외쳤다. 그들의 외침 속엔 여러 단어들이 등장했다. ‘이석기’, ‘통진당’, ‘회계’, ‘종북같은 단어들이 계속 섞여 나왔다. 다만 스피커의 질이 좋지 않았는지 명확히 들리지는 않았다





“304개의 책상, 그리고 기원탑

저녁 7시 광화문광장에 퍼져있던 빈 책상들이 한데 모여 탑을 이루었다. 이 탑에 흰 국화를 헌화하는 것으로 문화예술제가 마무리 됐다. 헌화에 앞서 한 희생자 어머니는 다신 자식에게 국화를 헌화하는 상황이 발생하지 않았으면 좋겠다라는 말을 현장에 모인 시민들에게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