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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화문

[탈뺄셈정치(11)] 촛불혁명 1주년 추억 지난해 서울 지역 촛불혁명 1주년 행사는 둘로 나뉘어 진행됐다. 당시 두 군데 행사를 모두 방문했다. 영 어색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힘을 하나로 합쳐 부정한 정권을 무너뜨려야 한다’고 했던 시민들의 정서와 한참 동떨어진 모습이었기 때문이다. 광화문 한 곳으로 통일하자는 사람들은 불순하다는 비난을 받아야 했다. 그렇다고 여의도로 가는 게 맞다는 주장이 힘을 얻은 것도 아니었다. 광화문은 광화문대로 여의도는 여의도대로 위축됐다. 여의도에서 모여야 한다는 주장의 요지는 ‘지금은 청와대가 아니라 국회가 문제인 만큼 국회의사당이 있는 여의도에서 모여야 한다’는 것이었다. 이런 주장은 광화문집회 주최측에서 청와대 주변 행진을 (재현이 아닌)재연하겠다는 계획이 공개된 이후 터져 나왔다. 한마디로 ‘청와대로 행진하.. 더보기
뺄셈의 정치를 거부한다+(9) 여성의 절망을 악용하지 말라 불법촬영편파수사규탄 시위(이하 ‘편파규탄 시위’)를 비판하는 목소리가 높다. ‘일베’와 지극히 유사한 멘탈리티를 가진 워마드의 언어가 시위를 정확히 관통하고 있다는 사실은 절대 부인할 수 없다. 지난 3차 혜화역 시위에 비해 4차 광화문 시위에서는 패륜적, 비윤리적 언어가 많이 제거됐다고는 하지만 그들의 태도에는 변화가 없었다. 그리하여 시위를 비판하는 목소리도 일리가 있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그들을 단순히 비난하는 것보다는 그들의 내면을 들여다 볼 필요가 있어 보인다. 그들의 고통과 절망은 실재하기 때문이다. 지난주 토요일 광화문 시위 현장을 방문했다. 미디어의 제한적인 정보만으로 현상을 판단할 수 없다는 생각 때문이었다. 광화문으로 향하는 5호선 지하철 안에는 시위에 참석하는 인파들이 삼삼오오 무리를.. 더보기
미국 트럼프 걱정은 사치일지도 모른다 광화문 일대가 익숙한 사람들은 사진의 장소가 어딘지 단번에 알 수 있을 정도로 다중의 이동이 많은 곳이다. 여기에 한 국회의원 후보의 플래카드가 걸렸다. 이 플래카드의 주인공은 진리대한당의 이석인이라고 한다. 이 자는 여기에 세월호를 척결하겠다는 문구를 떡하니 박아 놓았다. 이것도 우리나라의 표현의 자유라고 기뻐해야 할지 헛웃음이 나온다. 문득 진리대한당이 궁금해졌다. 공보물에 적혀 있는 창당목적을 보면 정체성을 가늠하기가 쉽지 않다. '종북척결법제정'이나 '전국민 애국심고취', '북한흡수통일' 같은 걸 보면 우측으로 급하게 핸들을 꺾은 것처럼 보이는데 '경제활성 및 소득평준화', '대형 종교단체에 종교세부과' 같은 부분에선 또 다르다. 한마디로 맥락이 없다. 여기에 '천국을 위한 세계주도(복음화)'라는.. 더보기
1월 17일 토요일의 장면 "광화문광장과 세종대왕상"광화문광장에 갈 때마다 드는 생각이 있다. '광화문광장 어디에서든 광화문이 잘 보여야 하는 거 아니야?' 외국인 관광객들은 종종 세종대왕상 앞에서 사진을 찍기도 하지만 동상이 고궁을 가리고 있어 답답하다는 느낌을 지울 수가 없다. 한 소년이 익살스러운 표정을 짓고 있다. "신스틸러"시민청 지하1층에 가면 작은 콘서트를 볼 수 있다. 그런데 이날은 무대 위 공연자보다 기둥 뒤에서 심각한 표정으로 우쿨렐레를 연주하던 아저씨의 모습이 더 눈에 띄었다. "세월호 기억의 공간"지난번 방문했을 때보다 방문자들의 발길이 더 뜸해진 것 같다. 피해자들과 가족들은 2014년에서 벗어났을까. 더보기
11월 15일 "세월호 연장전" 문화예술제 “젓갈 냄새~”서울김장문화제가 열리고 있던 서울광장은 젓갈 냄새로 가득했다. 수많은 사람들이 김장김치를 담그고 있었다. 빨간색 두건과 앞치마를 두르고 있는 사람들이 마치 요정처럼 보였다. 왜 크리스마스 영화에서 선물을 포장하던 요정들 말이다. “기억하라, 기록하라”같은 시각 광화문광장에선 “세월호, 연장전”이라는 제목으로 문화예술인들이 추모 문화예술제를 열고 있었다. 먼저 문인들을 중심으로 한 낭독회가 있었다. 4월 16일을 기억하자는 의미에서 4시간 16분간 시와 산문 낭독이 계속되었다. 낭독자들은 담담하게, 차분하게, 슬프게, 격정적으로 낭독을 이어갔다. “정부가 미쳤어요”한쪽 구석에서 이하 작가가 본인의 작품인 찌라시(?)에 사인을 해서 사람들에게 ‘뿌리고’ 있었다. 지난번에 건물 옥상에서 뿌리던 ..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