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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연

오페라와 뮤지컬의 경계선은 존재할까?

  오페라와 뮤지컬을 가를 수 있는 명확한 차이점이 있다면 각각의 영역을 분명히 해주는 경계선이 존재한다는 말이다. 다시 말해 오페라와 뮤지컬의 차이점을 찾는 일은 각 영역을 경계선을 규정하는 일이기도 하다.

  각 장르의 사전적 정의를 통해 두 장르의 경계선을 찾아보자. 오페라는 음악을 중심으로 한 종합 무대 예술로 노래로 대사를 전달하고 기악곡을 덧붙이기도 하는 것이다. 그리고 뮤지컬은 미국에서 발달한 현대 음악극의 한 형식으로 음악, 노래, 무용을 결합한 큰 무대에서 상연하는 종합 무대 예술이다. 각 장르에 대한 사전적 정의는 포괄적으로 표현되고 있는데, 수많은 작품들을 규정하기 위함으로 이해해야 할 것이다. 사전적 정의에서는 차이점보다 오히려 공통점을 더 잘 확인할 수 있다. 두 장르 모두 음악종합 무대 예술이라는 요소를 공통적으로 가지고 있다.

  이번에는 탄생에 대한 역사적 사실을 짚어 보자. 오페라(opera)라는 이름은 라틴어로 작품(opus)’이라는 단어에서 탄생했고, 노래와 연기와 춤이 무대 위에서 펼쳐진다는 의미를 내포한다. 최초의 오페라 작품은 1597년경 쓰여진 다프네로 알려져 있는데 고전 그리스극을 되살리자는 르네상스적인 운동에서 시작되었다. 뮤지컬의 경우 19세기말 정치, 경제적으로 부강해진 영국에서 새로운 오락물을 급조하게 되는데 이때 탄생한 것이 뮤지컬 화스(Musical farce). 희극과 춤, 노래, 미녀들이 동원된 무대는 영국에서 성공을 거두었고 이것이 미국으로 건너가 본격적인 발전을 이루었다. 각 장르가 탄생했을 때 가지고 있었던 일종의 소임(혹은 탄생의 이유)은 차이가 있다. 오페라는 르네상스적 운동이라는 것에서 알 수 있듯이 과거 찬란했던 예술에 대한 동경이 기저에 있다. 반면 뮤지컬은 현재 그리고 미래에 대한 기대를 가지고 탄생한 장르로 보는 것이 타당할 것이다. 현재 우리가 어렴풋하게 오페라를 고급예술, 뮤지컬을 대중예술로 느끼는 것은 출발점에서 오는 차이때문으로 이해할 수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21세기를 살아가는 우리들에게 오페라와 뮤지컬의 구분에서 탄생의 의미가 큰 의미를 가질 수 있을지는 의문이다.


  두 장르를 기계적으로 구분이 가능한지에 대해 속 시원히 말하기에는 아직 찝찝한 구석이 있다. 이것은 경계 위에 있는 작품이 점점 많아지기 때문은 아닐까? 사실 그 경계가 선이 아닌 면이라는 것이 갖는 의미는 크다. 장르적 모호성을 가진 작품들이 앞으로도 계속해서 탄생할 것을 예상하게 하기 때문이다.때문에 장르는 작자가 정하는 것이 아닐까?’라는 조금은 무책임하고 황당한 생각도 든다. 가령 A라는 작품의 작자가 내 작품은 뮤지컬이야.’라고 하면 차라리 속 편할 것 같다는 말이다. 물론 이 말을 듣는 사람들은 또 다른 생각을 할 수 있겠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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