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알아두면 좋은 것들

진짜 경상도 사투리 가리기?




  고 노무현 대통령을 비하할 목적으로 일베 유저들이 말끝에 '~'를 붙이는 걸 두고 온라인 공간에서 논쟁이 붙는 것을 자주 보게 된다. 누군가 경상도 사투리로 오묘한 글을 게시하면, "경상도에서는 그렇게 안 쓴다", "아니다 간혹 쓰기도 한다"와 같은 끝이 보이지 않는 진위 논쟁이 시작된다. 이런 논쟁이 계속되면서 사투리 사용법을 설명하는 글도 올라오고 있는 상황이다. 이런 논쟁의 기저에는 일베에 대한 거부감이 자리 잡고 있다. 그런 비하의 언어를 사용하는 사람들을 '일밍아웃(일베 유저임을 드러내는 것)' 시킴으로써 일종의 복수를 하고 싶은 것이다. 여기에서 비교적 온건한 누리꾼들이 이런 식의 '검증'이 불의의 희생자를 낳거나 소모적이라는 생각에 반론을 제시하면 논쟁이 시작되는 구조다.

  이런 논쟁 이전에 원론적으로 생각해보면, 사투리만 가지고 누군가의 사상을 검증할 필요는 없어 보인다. 그 사투리가 사이비 사투리 같다고 하더라도 항상 의심의 눈초리로 바라볼 필요가 있다는 생각이다. 왜냐하면 문장이 갖는 '형식'이 아니라 '개념'이 중요하기 때문이다. 쉽게 풀면 표현 그 자체보다 사회적으로 공유하는 해석이 더 중요하다는 말이다. 특정 '표현'이 일베 내부적으로 공유되는 '해석'을 갖는다고 해서 그것이 일베 밖에서 의미를 갖는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반대로 생각하면 일베 유저들이 특정 '표현'의 특정 '해석'을 일베 밖으로 유출하고 그것을 공유하길 바라는 것일 수도 있다. 이런 경우 더욱 더 그들이 원하는 특정 '해석'을 수용할 필요가 없다. 구분이 명확하지 않은 선에서 그들의 '놀이'를 지속시킬 필요가 없다는 말이다.

  일베 유저들은 일밍아웃되지 않는 선까지 자신의 존재를 드러내는 정도를 점점 강하게 하려는 속성을 보인다. 숨바꼭질 같은 일종의 온라인 놀이를 통해 희열을 느끼는 것이다. 희열의 강도를 높이기 위해선 위험을 감수하는 구조다. 이런 면을 보더라도 그들의 언어에 반응할 필요는 없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 일베에서 공유하는 '해석'을 다른 사람들이 받아들이지 않는다면 일베 유저들은 자신들의 놀이를 지속하기 위해 '그림', '단어' 등 여러 요소들을 추가적으로 사용하는 빈도와 강도를 높여갈 것이다. 결국 놀이를 위해 일밍아웃의 위험을 감수해야 하는 상황을 맞이하게 되는 것이다



"와그라노"_강산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