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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석기

[해석기]양승태 대법원장의 대법원 정문 기자회견문



무엇보다 먼저, 제 재임기간 중에 일어난 일로 국민 여러분께 이토록 큰 심려를 끼쳐드린 점에 대해 진심으로 송구스럽다는 말씀을 드립니다.

  (후배 여러분 전직 대법원장 양승태입니다.)

이 일로 법관들이 많은 상처를 받고 적지 않은 사람들이 수사기관의 조사까지 받은 데 대해서도 참담한 마음을 금할 수 없습니다.

  (지금 법원이 위기에 처해있습니다.)

이 모든 것이 제 부덕의 소치로 인한 것이니 그에 대한 책임은 모두 제가 지는 것이 마땅하다고 생각합니다.

  (심히 억울합니다.)

다만, 저는 이 자리를 빌어 국민 여러분께 우리 법관들을 믿어 주실 것을 간절히 호소하고 싶습니다.

  (법원이 신뢰를 잃으면 안 됩니다.)

절대 다수의 법관들은 언제나 국민 여러분에게 헌신하는 마음으로 법관으로서의 사명감을 가지고 성실히 봉직하고 있음을 굽어 살펴주시기 바랍니다.

  (법원이 할 일이 많습니다.)

이 사건과 관련된 여러 법관들도 각자의 직분을 수행하면서 법률과 양심에 반하는 일을 하지 않았다고 하고 있고, 저는 이를 믿습니다.

  (내가 한 건 아니지만, 세간에 알려진 법관들도 허술하게 하지는 않았을 겁니다.)

그 분들의 잘못이 나중에라도 밝혀진다면 그 역시 제 책임이므로 제가 안고 가겠습니다.

  (→ 도의적인 책임만 지겠습니다.)

자세한 사실관계는 오늘 조사 과정에서 기억나는 대로 가감 없이 답변하고, 오해가 있는 부분은 충분히 설명하도록 하겠습니다.

  (기억이 안 나면 답변이 어렵겠지만, 최소한의 방어는 하겠습니다.)

모쪼록 편견이나 선입감이 없는 공정한 시각에서 이 사건이 조명되기를 간절히 바랍니다.

  (기소는 되겠지만 무죄추정의 시각을 견지해주길 바랍니다.)

다시 한번 국민 여러분께 송구스럽다는 말씀을 드리면서, 이런 상황이 사법부 발전과 그를 통해 대한민국의 발전을 이루는 전화위복의 계기가 될 수 있기를 희망합니다.

  (대법원장이 처벌 받는 전례, 괜찮겠습니까?)

 

 

  양승태 전 대법원장의 기자회견은 누구를 향한 메시지일까요. 국민들을 향한 것은 아니라고 보는 것이 합리적입니다. 양 전 대법원장이 국민을 설득할 근거도, 여력도 없기 때문입니다. 그렇다면 양 전 대법원장의 기자회견 메시지는 법원 내부 후배 법관들을 향한 것으로 이해해야 합니다. 반대 목소리가 큰 것을 알면서도 굳이 대법원을 찾은 건 이러한 이유가 있다고 보는 것이 타당할 겁니다. 대한민국 최고 상급법원인 대법원, 그 기관의 장을 지낸 본인이 이제 검찰의 손에 이끌려 조사를 받게 됐다는 상황을 상징적인 그림으로 만드는 정치적 행위인 셈이죠. 그럼에도 불구하고 법원은 진정 국민의 신뢰를 회복하는 길을 택하길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