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연말에 여성가족부에서 성범죄자 알림e 서비스를 홍보하는 공익광고를 제작했다.
필자는 오늘 처음 동영상의 존재를 알게 되었다.
JTBC <뉴스9> 방송 후에 광고가 나온 것을 본 것이다.
광고는 여성가족부 직원을 대상으로 공모전을 열고 수상작을 기본으로 제작되었다.
광고의 골자는 성범죄자 알림e 서비스에 대한 소개를 동화 '빨간모자'의 소녀와
늑대를 통해 하자는 것이다. 하지만 이 광고는 몇가지 문제점을 배태하고 있다.
분명히 성범죄자에 대한 처벌과 재발 가능성을 차단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는 것은
두루 공감할만한 사안이다. 이것을 부정할 수는 없다.
사건이 벌어지고 난 이후에는 피해자에 대한 보상이 사실상 무의미하고
범죄의 성격상 단순 우발 범죄건이라도 재발의 위험이 있다는 것이 현재까지 연구된 내용이다.
따라서 성범죄 전과를 가지고 있는 사람에 대한 관리와 시민들이 스스로 방어할 수 있는 기회를
주는 것이 필요하다.
광고는 기본적으로 동화라는 콘텐츠를 가져와 이야기를 조직하고 있다.
주인공인 빨간모자 소녀가 가정에서 지역 성범죄자에 대한 정보를 입수하고 대처한다는 것이다.
여기에서 선량한 시민은 빨간모자 소녀로, 성범죄자는 '늑대'로 묘사된다.
광고는 빨간모자 소녀와 늑대라는 동화 속 대립구조를 통해 감정적으로 호소한다.
동화의 스토리를 차용하며 그 구조를 따라가기 위해 무리한 설정을 한 것이다.
소녀는 웹페이지의 사진을 통해 성범죄자의 얼굴을 알게되고 실제 성범죄자와 마주하게 되었을 때
바로 그가 성범죄자라는 것을 인지한다. 하지만 이런 설정은 현실과 동떨어진 것이다.
현실에서 어린 아이가 어떤 사람의 사진을 통해 실물을 분간하기란 쉽지 않으며,
성범죄자 정보공개를 통해 범죄를 예방하기 위해서는 부모의 관심과 노력이 더 절대적인 것이 사실이다.
또한 스토리텔링을 통해 정보를 전달하는 데 있어 감정적 요소에만 호소하다보니 정작
정보전달에는 실패하고 있다.
여성가족부는 이미 공인된 사안을 다룬다는 사실에 안주해 안일하게 접근하는 오류를 범했다.
내부적 이벤트를 거쳐 공익을 위한 콘텐츠 제작을 시도했지만
결과적으로 가장 중요한 광고 제작에 실패한 것이다.
광고 마지막에 등장하는 '같이가요'라는 표어는 왜 등장하는지 모르겠다.
감정적 소호를 하며 성범죄자를 인간이 아닌 존재로 격하시킨 후에 누구와 같이가겠다는 것인가?
광고에 따르면 모든 성범죄자가 우리 마을에서 사라져야 행복하게 같이갈 수 있는 것 아닌가?
아직 광고를 보지 못한 분들은 아래 동영상을 보고 스스로 판단해 보시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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