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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교양

유시민이 정말 지적하고 싶은 것은(ft. 말귀 쫌!)

 

  유시민 노무현재단 이사장이 몇 주 동안 유튜브 방송 알릴레오를 통해서 조국과 그 가족을 수사하는 검찰에 대해 지적했습니다. 그런데 이를 다루는 언론들을 보면 교묘하게 지적의 본류를 빗겨가는 행태를 보이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KBS가 인터뷰 녹취록 전문을 검찰에 넘기지 않았다느니, 방송 중에 여 기자의 인권을 폄훼했다느니, 내사의 증거가 될 수 없다느니 하는 것들이요. 전형적인 논제 전환 수법입니다. 유 이사장이 지적한 것이 무엇인지 국민들이 알아차리지 못하도록 하려는 의도로 밖에 해석되지 않습니다. 사실 일부 언론에서 제기하는 문제들은 중요한 것이 아닙니다. 그것이 사실이든 아니든 유 이사장의 문제제기를 탄핵하는 사유가 되지 않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말귀를 못 알아듣는 건지, 못 알아듣고 싶은 건지 모를 사람들을 위해 유 이사장이 그동안 알릴레오 방송을 통해서 무엇을 지적하고자 했는지 내재적 접근을 시도해서 드러내고자 합니다. 사실 어떻게 보면 굉장히 안타까운 내용입니다. 이것을 선과 악, 승리와 패배의 이분법으로 바라볼 수 있을지도 의문입니다.

  유 이사장이 알릴레오를 통해서 본격적으로 의견을 밝힌 것은 924일 알릴레오 라이브 1회에서였습니다. 이 방송에서 유 이사장은 윤석열 검찰총장에게 검사로서 사건을 보고 합당한 결론을 내리라고 조언합니다. 이미 검찰이 많이 나간 측면이 있지만 국민적 지탄을 받더라도 수사결과에 부합되는 결론을 내리는 것이 정도라고 조언했습니다.

 

“지금이라도 저는 멈춰야 된다고 봐요. 지금이라도 검사로 돌아가라는 거예요. 검찰총장은 검사예요. 제대로 일해 왔던 검사답게 검사로서의 판단을 내리라. 지금까지 자기 자신이 취했던 태도, 했던 지시, 한동훈 부장한테 극비보고를 받고 자택 압수수색 영장 청구하라고 했다면서요. 검찰총장의 지휘를 다 받았죠. 여기까지 올 때까지 자기 자신이 내렸던 판단과 지시를 돌아보고요. 냉정하게 지금이라도 검사로서 행동해야 된다. 권력에 굴복하라는 말이 아니에요. 증거와 사실이 가리키는 방향대로 따라가서 합리적인 추론으로 결론을 내고, 그 결론 때문에 욕을 먹더라도 ‘지금까지 그러면 뭐하러 그따위 짓을 했냐’ 욕을 먹을 거예요. 그렇더라도 ‘저희는 혹시 뭐가 있을지 모르니까 최대한 수사를 했고 그 결과 나온 사실과 증거에 의거해서 불구속를 뭐라도 했다’든가 ‘불기소하기로 했다’든가 그렇게 하는 게 정도예요.”

 

  101일 알릴레오 라이브 2회에서는 윤 총장이 대통령에게 내사자료에 기반한 보고를 올렸다고 말합니다. 그러는 과정에서 윤 총장이 직제를 어겨가면서까지, 대통령의 인사권이 행사되는 와중에 검찰 수사권을 동원하는 방식으로까지 자신의 뜻을 관철시키려고 했다고 지적합니다. 자신의 의견을 대통령이 받아주지 않으니 검찰 권력을 무기로 대통령에게 맞서고 있다는 내용입니다. 그리고 이는 헌법이 보장하고 있는 대통령의 권한을 침해한 것이기 때문에 검찰의 난, ‘검란이 맞다고 강조합니다.

 

“제가 취재한 바로 확실한 것은 윤석열 총장이 그 보고를 받고 나서 그 심증을 굳혔어요. 저 같으면 그랬을 것 같아요. ‘내사자료가 이렇게 돼 있네. 그러면 확실한 것만 추려서 요약을 하고 민정으로 보내’ 아니면 법무부 장관한테 중요한 문제니까 장관 후보자의 자격과 관련된 문제이기 때문에 ‘추려줘 내가 법무장관께 보고를 드리지’ (중략) 제가 취재한 바로는 여러 경로를 통해서 대통령에게 보냈고 대통령이 그 정보를 받았어요. 대통령에게 그 내사자료에 의거한 정보가 보고되었다는 것을 윤 총장도 알아요. 독대를 하지는 않았던 걸로 제가 알고요. 이것만 해도 문제예요. 지휘계통을 통해서 보고를 해야지 장관을 패싱하고 대통령에게 장관으로 지명하면 안 된다는 의사를 보냈고요. 그 다음에 그래도 대통령이 지명을 하니까 딱 보고 있다가 8월 27일에 전격적으로 20군데 이상 압수수색을 들어갔습니다. 이 얘기는 ‘내가 그렇게까지 말씀을 드렸는데 그대로 지명을 했어?’ 그러면 나의 우려, 건의, 의견 이런 것이 옳았다는 것을 증명하고 싶은 거예요. 그래서 투망식으로 수사를 해서 여기까지 상황을 몰고 온 거거든요. 그러니까 청문회가 진행되는 과정에 왜 기소를 했을까. 사문서 위조면 동행사만 가지고도 처벌할 수 있잖아요. 위조를 증명하려면 어차피 행사목적을 증명해야 하고 그런 거니까 그렇게 서둘러서 낼 이유가 없어요. 청문회 도중에 그걸 낸 건 ‘배우자가 기소가 되어서 피고자가 됐으니까 장관 물러나라’는 거예요. 대통령에게 영향을 미치려고요. (중략) 윤석열 총장님한테 진짜 조언을 드리고 싶은데 검사로서 사건만 보는 분으로 생각해왔어요. 그게 그분의 장점이죠. 그런데 검사로서 사건만 본 게 아니라 다른 걸 봤기 때문에 문제가 된 거예요. 그러니까 지금이라도 다시 사건을 보시라. 조국 가족을 봐주라는 게 아니에요. 더 이상 시간 끌지 말고 이 정도면 됐다, 안 나오면 1년 내내 할 거냐. 국정농단 사건보다 더 많은 검사와 조사인력을 투입해서 이렇게 한 달 넘게 했으면 이 선에서 기소할 수 있는 건을 구속영장을 청구하든 기소하든 마무리를 지어라. 여기에서 더 넘어가면 아주 비열한 태도예요.”

 

  그리고 2주에 걸쳐서 김경록 PB가 인식하는 사모펀드 사건의 본질, KBS 법조팀과 인터뷰 문제를 폭로했습니다. 검찰이 어떤 방식으로 여론전을 펼쳤는지 언론은 어떻게 부화뇌동했는지 아주 명확하게 확인할 수 있는 한 단면을 드러냈습니다. 그리고 다음주인 1022일에는 윤 총장이 제대로 된 보고를 받지 못하고 있고, 일이 흘러간 이후에는 결국 거짓말을 하고 있다고 지적합니다. 그 근거로 덧붙인 내용을 주목할 필요가 있는데요. 유 이사장은 검찰 쪽에서 조국 전 법무장관이 지명되기 전부터 사모펀드 관련 내용을 인지하고 있었고 주요 혐의에 대해서도 어느 정도 특정하고 있었다고 말합니다.

 

“이렇게 조폭적인 행태를 보이는 이유가 윤석열 총장을 자기가 미리 중앙지검창 시절부터 협의해서 배치해놨던 그 사람들이 피라미드 조직처럼 일사분란하게 받치고 있어서 아무 것도 귀에 안 들어가요. 제가 ‘윤 총장이 허위보고를 받고 있고 그 보고가 허위임을 깨닫지 못하고 있다’는 걸 절감한 게 ‘다 틀어막아서 안 나갔다’고 말하는 걸 보고, 그리고 어제 구속영장 청구서에 11가지 혐의 기재된 걸 보고나서 ‘이 사람은 아무 것도 모르는구나’. 다 흘러나갔는데. 검사들이 흘려보내거나 김경록 씨 변호인을 통해서도 많이 흘려보냈고요. 그런 식으로 흘려보내서 여론재판을 해서 파렴치한 가족사기단처럼 만들어 놓은 이 모든 일들에 대해서 이 사람이 파악을 못하고 있구나. ‘귀하는 부하들한테 속고 있는 겁니다’ 이렇게 말해주고 싶어요. (중략) 저는 윤석열 총장이 거짓말을 하고 있다고 봐요. 민주당 의원들이 왜 이걸 국정감사장에서 확실하게 안 물어보는지 모르겠는데. 제가 분명히 말씀드리지만 윤석열 총장이 8월 9일 대통령이 법무부장관으로 조국씨를 지목하기 전에 청와대에 의견을 냈어요. 안 된다고. 대통령 면담 신청도 했어요. 누군가를 통해서. 제가 그것까지는 부탁을 받은 사람한테 다 확인을 한 거거든요. 그러면 내사자료가 있었냐, 이 수사에 착수하기 전에. 없다고 그랬다고요. 윤 총장이 답한 건 아니지만 검찰에서 언론에 답하기로는. 그러면 뭘 가지고 수사에 착수했냐는 거예요. 의혹만으로 착수했을 리는 없어요. 내사자료가 있었는지 여부, 그리고 그 내사자료를 언제 가지고 있었는지 그 사실관계. 그리고 대통령에게 그런 의견을 전달했을 때 그러한 판단을 하게 된 팩트가 무엇이었는지에 대해서 왜 확인을 안 했냐는 거예요. 저는 있었다고 보거든요. 그리고 검찰은 지금까지 계속 거짓말을 하고 있어요. 없었다고. 지금 와서 생각해보면 계속해서 윤 총장은 거짓말을 하고 있고, 처음부터 내사자료를 가지고 있었고, 그 내사자료에 의거해서 예단을 형성했고, 그 확고한 예단을 형성했기 때문에 대대적인 수사에 착수했던 거거든요. 그래서 저는 윤 총장이 단지 특수부장 시절의 정서, 시야, 관점, 사고방식을 자연스럽게 노출시킬 뿐만 아니라 국민을 속이고 있다고 봐요. 대통령을 속이고 있고요. (중략) 그러니까 지금 구속영장에 기재된 내용 있잖아요. 그게 처음에 제가 들었던 이야기하고 똑같거든요. 8월 초순쯤에 들었던 이야기가 있는데 그게 기자들을 통해서 들었던 건 아니고 검찰 쪽에서 흘러나오는 이야기를 전해주는 통로가 있어서 들었는데 정 교수가 조범동 씨하고 해서 펀드에 투자를 했고 자본시장법 위반 혐의가 있고 횡령 등등의 돈거래 흔적이 있다. 지명도 하기 전에요. 그래서 제가 이건 검찰의 난이다.”

 

  22일 방송 이후에 대검에서 사실무근이라면서 유 이사장에게 근거를 요구했죠. 29일 방송은 그에 대한 답변이었습니다. 요약하면 이렇습니다. 윤 총장이 대통령이 법무장관에 조국을 지명하고 일주일가량 뒤에 청와대나 정부 내부 인사가 아니면서 대통령에게 의견을 전달할 수 있는 인사 ‘A’를 만나 이렇게 말했다는 겁니다.

 

“조국을 법무부 장관 임명하면 안 된다. 내가 봤는데, 몇 가지는 아주 심각하다. 법대로 하면 사법처리감이다. 내가 사모펀드 쪽을 좀 아는데, 이거 완전 나쁜 놈이다. 대통령께 말씀드려서 임명 안 되게 해야 한다. 그냥 가면 장관 되어도 날아갈 사안이다. 내가 대통령 직접 뵙고 보고 드리고 싶다. 이건 대통령을 향한 내 충정이다.”

 

  이 발언에서 확인할 수 있는 것은 당시 윤 총장은 조국 당시 후보자의 혐의에 대한 확신을 가지고 있었고 이를 뒷받침할 수 있는 나름의 근거를 가지고 있었을 것이라는 겁니다. 또한 대통령 면담은 민정라인 등 청와대, 정부 인사를 통해서 하는 것이 통상적인 순서인 만큼 지명 전후를 포함한 시점에 이러한 접촉이 있었을 것이라는 점도 유추할 수 있죠. 그렇다면 내사를 통한 정보 획득은 훨씬 그 이전이라는 점 또한 유추할 수 있습니다.

 

“스토리가 이런 거죠. 내가 검찰총장이 되어 보는 거예요. 큰일 났어요. 지금 내사자료를 보니까 조국은 임명하면 안 돼요. 그리고 나는 대통령이 국민들에게 지탄 받을 일을 안 했으면 좋겠다고 생각하는 검찰총장이에요. 그런데 이 내사자료가 왔어요. 그런데 조국이 사법처리 감이에요. 그러면 내가 어떻게 할까요. 당장 공식적인 라인을 통해서 대통령에게 정보를 보고 해야죠. 보고를 보냈는데 응답이 없어, 며칠 동안. 그러면 내가 대면보고를 해야겠다고 요청을 해야 맞죠. 그런데 대면보고를 해야겠다고 요청을 했는데 대통령이 안 받아줘, 그럴 때 대통령에게 그걸 권할 수 있는 외부인사에게 SOS를 친 거라고 보는 거예요. (중략) 저는 최초의 예단을 형성할 때 그 보고에 문제가 있었을 거라고 생각해요. 지금 두 달 동안 수사가 진행된 상황을 보면 이 시점에서 조국이 사법처리 감이라고 윤석열 총장이 판단을 형성할 만한 게 나온 게 없어요. 최초의 내사자료는 좋게 봐주면 검사들이 판단착오를 해서 그렇게 보고했을 수 있고요. 나쁘게 보면 조국을 절대 못 오게 해야 되기 때문에 총장을 움직여서 전격적이고 먼지털이식 수사를 하게하고 가족들을 잡아들임으로써 조국 장관 후보자가 스스로 사퇴하거나 대통령이 지명을 철회하게 만들 수 있다고 보고 일부러 그렇게 과장했다면 속인 거죠. 저는 그래서 속고 있다고 계속 말했던 거고요. 윤석열 총장이 이 8월 중순의 확신을 근거로 해서 27일에 그 게임에 들어가버렸어요. 그 때 방아쇠를 당긴 후로는 퇴로를 찾을 수 없었던 거예요. 끝까지 갈 수밖에 없는 거예요. 지금 조국을 잡아넣기 위해서 가고 있는 거예요. 뭐든 만들어서. 이렇게 된 비극적인 사태였다. (중략) 제가 말씀드리는 것은 대검이 이렇게 펄쩍 뛰는 게 문제라고 보는 거예요. ‘혐의가 있어서 내사를 했다’고 말하는 게 맞아요. 왜 이렇게 펄쩍 뛸까 생각을 해보면, 이게 좋게 보면 윤석열 총장의 충정이고, 특수부 검사들의 국가를 생각하는 충정이라고 볼 수 있어요. 그러나 이 실제 일어난 일들을 보면 대통령의 인사권에 대한 굉장히 부당하고 과도한 개입이에요. 보기에 따라 다른 거예요. 사실은 이것이 충정의 표현으로 시작됐는데 객관적으로 보면 위헌적인 행위였다. 그래서 위헌적 쿠데타라는 말을 쓴 거고요. 국민이 부여한 대통령의 인사권에 대한 중대한 도전이었다고 보는 거고요. 주관적으로 충정의 표현이었다고 봐요. 대검 쪽에서는 충정의 표현이었다면 있었던 그대로 말하면 되지 이 내사자료가 있었다는 걸 왜 감추냐는 거예요. 뭐 하러 감춰요. 그게 오히려 더 수상한 거예요. 스스로 자기들이 뭔가 잘못된 일을 했다는 의식이 있는 게 아닐까.”

 

  유 이사장의 방송 내용이 어떻게 흘러왔는지를 죽 보면 유 이사장이 검찰의 행태에 대해서 어떤 문제의식을 가지고 있는지 짐작할 수 있습니다. 조국과 그 가족에 대한 의혹 혹은 혐의가 사실인지 여부를 떠나서 검찰이 반헌법적 태도를 적나라하게 보였다는 점에 분노하는 모습입니다.

  사실 윤석열 검찰총장은 문재인 대통령이 공을 많이 들인 인사입니다. 서울중앙지검장에 발탁했던 것도 파격이었고요. 윤 지검장이 총장 됐을 때 검찰을 장악할 수 있도록 검찰인사에도 많은 배려를 했습니다. 그리고 윤석열 지검장은 문재인 대통령의 임명권 행사를 통해 725일부터 검찰총장 임기를 시작하게 된 것입니다. 그런데 보름도 채 되지 않아 조국 법무장관 지명을 사실상 반대하는 의사를 대통령에게 표명했고요. 한 달 여 지나서 본격적으로 수사에 착수함으로써 대통령의 구상을 깨는 행위에 본격 돌입했습니다. 대통령이 조국을 법무장관으로 임명한 이후에도 자택 압수수색 등 강도 높은 수사와 언론을 통한 여론전을 계속했습니다. 결국 조국 전 장관은 35일만에 자진 사퇴합니다. 대통령이 구상했던 조국 법무장관과 윤석열 검찰총장의 환상적인 조합에 의한 검찰 개혁 희망꿈 같은 희망이 되고 말았습니다.

  유 이사장은 검찰과 윤석열 총장을 분리해서 말하고 있습니다. 윤석열 총장이 아직 상황을 관리할 수 있고 관리를 해야만 하는 시점이기 때문에 그러한 메시지를 보내고 있는 것으로 추정됩니다. 모든 일련의 사태는 조국이 장관자리에 오를 것이라는 예측으로부터 시작됐습니다. 특히 검찰, 그 중에서도 윤 총장은 그러합니다. 그리고 조국은 스스로 장관직을 내려놓았습니다. 그렇다면 검찰은 계속해서 강도 높은 수사를 유지함으로써 어떠한 정의를 실현할 수 있을까요? ‘과도한 정치 수사였다는 비판에서 조금은 자유로워질 수 있는, 검찰 스스로를 위한 명분을 만드는 것 외에 다른 게 없습니다. 또 검찰의 막강한 권력을 만천하에 드러냄으로써 조직을 건드리지 말라고 경고하는 효과도 조금은 있을 겁니다. 윤 총장에게 바라는 것은 죄가 있는 것을 없는 것으로 만들어달라는 것은 아닙니다. 수사는 수사대로 하되, 유죄 심증을 불러일으킬 수 있는 여론전을 중단하고, 필요 이상의 강압적 수사를 삼가도록 지휘, 감독하라는 것입니다.

  또 한편으로는 헌법이 보장하고 있는 대통령의 인사권을 부당하게 침해한 것에 대한 후과를 어떻게 감당할 것인지에 대한 고민도 해야 할 것입니다. 검찰은 국회의 인사검증 과정, 대통령의 법무장관 지명과 임명과정의 주요 시점마다 조국을 압박하는 행위를 했습니다. 이는 의도했든 안했든 조국에 한정되는 것이 아니라, 결과적으로 국민으로부터 위임받은 대통령의 권능을 침해하는 것으로 이어집니다. 대검이 내사자료가 없었다고 말하는 것은 대통령의 인사권에 개입하려고 수사한 것이 아니라 언론 보도가 쏟아졌고 고발이 이어졌기 때문에 당연한 조치였다고 항변하는 것입니다. 그런데 유 이사장이 지금까지 밝히 내용의 맥락을 보더라도 조국이 법무장관이 되면 안 되는 근거를 검찰총장은 가지고 있었다고 보는 것이 타당합니다. 유 이사장 주장에 따르면 윤 총장이 청와대에 정보 보고를 했다는 것이기 때문에 대통령과 일부 주요 참모들이 이 사실을 알고 있을 것이라고 짐작할 수 있습니다. 그런데 문제는 이러한 사실관계를 밝혀야만 하는 상황이 된다면 자연스럽게 검찰과 청와대가 대립하는 구도로 비춰지게 됩니다. 청와대와 검찰이 진실게임을 벌이는 양상이 될 수도 있는 것입니다. 이런 사정을 고려했을 때 유 이사장의 메시지는 이렇게 추론해볼 수 있습니다. 조국이 문제가 있든 없든 여부를 떠나서 당신과 검찰 조직이 최근 3달 여 기간 동안 해온 일들이 정말 헌법 정신에 부합하는지 가슴에 손을 얹고 반추해보라는 것 입니다. 만약 문제가 있었다고 조금이라도 판단한다면 지금이라도 국정을 어지럽힌 행태들을 어떻게 회복할 수 있을지 생각하고 행동하라는 것입니다. 국가와 국민 그리고 문재인 대통령에 대한 충정이 조금이라도 남아 있다면 검찰총장으로서 어떻게 처신해야 할지 고민하라는 뜻입니다. 단순히 자리와 관련된 것이 아니라, 검찰총장으로서 할 수 있는 일을 하라는 의미도 포함되어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