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현지시간으로 26일,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수많은 문상객들 앞에 섰다. 사우스캐롤라이나주 찰스턴의 흑인교회에서 일어난 총기난사 사건의 희생자들을 추모하는 자리였다. 추도문을 읽어 내려가던 그의 입에서 “Amazing grace~”라는 익숙한 노래가 흘러나오자 장내는 큰 울림으로 가득 찼다. 외신들은 이 장면을 역사에 남을만한 오바마의 업적이 될 것이라고 평가하면서 당분간 레임덕 없이 국정운영을 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오바마가 ‘Amazing Grace’를 부를 수 있다는 이야기를 참모들은 알고 있었다고 한다. 하지만 중요한 것은 오바마가 일종의 ‘쇼’를 했느냐는 것이 아니다. 대통령이 사회와 국민에게 어떤 메시지를 전달하고 어떻게 소통해야 하는지 좋은 예를 보여줬다는 점에 주목해야 한다. ‘Amazing Grace’는 흑인 노역에 관여했던 과거를 참회하고 죄를 사해준 신의 은혜에 감사한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따라서 흑인들에게 ‘Amazing Grace’는 노래 이상의 의미를 갖는다. 더구나 노래를 부른 사람이 미국 최초의 흑인 대통령 오바마라는 점도 묘한 여운을 남긴다. 오바마는 노래를 통해 흑인 사회를 위로하고 사회 통합을 하는 것 이상의 결과를 만들어냈다.
오바마가 만들어낸 감동의 현장을 보면서 우리나라의 대통령을 떠올리지 않을 수 없다. 박근혜 대통령은 국민들을 위해, 우리 사회를 위해 어떤 노래를 불러줄 수 있을까. 박 대통령의 지난 대선 승리에는 여성의 포용 이미지가 적지 않은 영향을 미쳤다. 그렇지만 임기의 반환점을 얼마 남기지 않은 그는 ‘최악의 불통 대통령’이라는 오명을 얻고 있다. 2013년 국정원 대선개입 정국, 2014년 세월호 참사, 2015년 메르스 사태, 이 중 해결된 것은 아무것도 없다. 이런 상황에서 감동의 소통을 기대하는 건 너무 순진한 일일까.
President Obama sings Amazing Grace (C-SPA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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